[책마을] 뇌를 통해 들여다보는 마음의 작동 원리

입력 2015-09-24 18:54  

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 뇌

리처드 레스택 지음 / 홍승효 옮김 / 휴머니스트 / 336쪽 / 1만6000원



[ 김보영 기자 ] 뇌기능 장애의 일종인 서번트 증후군을 앓고 있는 대니얼 태멧은 숫자를 모양과 색깔, 움직임 등으로 구분한다. 태멧에게 숫자 1은 선명하고 밝은 흰색이다. 5는 천둥소리, 89는 눈 내리는 모습이다. 이 능력 덕분에 태멧은 원주율(파이·π)을 소수점 아래 2만2514자리까지 기억한다. 한 감각 작용이 무의식적으로 다른 감각 작용을 떠올리게 하는 공감각은 드물고 신비로운 현상이라 여기기 쉽지만, 신경과학자 알바로 파스콸 레온은 사람의 여러 감각이 연결돼 있다는 견해를 밝혔다. 시각장애인의 청력이 우수한 사례도 이를 입증한다는 것이다.

마음의 작동 원리는 인류사에서 오랫동안 탐구돼온 주제다. 마음에 대한 질문을 던지기 전에 고려해야 하는 문제는 ‘자기참조의 역설’이다. ‘생각하는 것이 무엇인가?’를 알아보기 위해 우리는 그 질문에 대해 ‘생각’해야 하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철학적인 방식으로 접근했을 때 발생하는 역설을 피해서도 마음을 탐구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뇌 영상과 인지 연구, 해부학 연구 등 과학의 힘을 빌리는 것이다.

리처드 레스택 미국 조지워싱턴대 의대 교수가 지은 《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 뇌》는 신경과학계 최신 연구결과를 이용해 마음에 대한 흥미로운 스무 가지 질문을 던진다.

두뇌의 능력을 최대치로 끌어올리는 ‘슈퍼 브레인’이 가능할까. 뇌는 평생에 걸쳐 변화하는 가소성을 지니고 있다. 저자는 이를 이용해 뇌기능 강화훈련을 반복하면 아동기뿐 아니라 노년기에도 뇌의 수행능력을 끌어올릴 수 있다고 조언한다. 다만 나이가 들면 과거의 기억이 새로운 기억을 방해하는 ‘순행 간섭’ 현상이 일어날 수 있다. 이를 극복하는 방법은 기억하기 원하는 정보를 반복적으로 검토해 옛 정보를 밀어내는 것이다.

침울한 사람과 함께 있으면 그러지 않으려 노력해도 부정적인 분위기에 휘말리기 쉽다. 심리학자들이 ‘정서 전염’이라 부르는 과정이다. 정서 전염은 뇌의 겉질과 겉질밑층 사이에 불균형이 생기기 때문이다. 겉질은 공감하는 사람과 공감의 대상이 되는 사람을 뚜렷하게 구분하지만 겉질밑층은 이 구분이 그다지 뛰어나지 않다. 일반적으로 자신의 정서적 각성을 잘 통제하는 사람이 정서 전염에도 빠질 위험이 낮다. 자아와 타인을 구분하는 능력과 각성을 잘 유지하는 것 모두 뇌의 아래마루 영역과 앞이마 영역이 관여해서다.

인간의 두뇌를 특별하게 해 주는 영역은 뇌의 최전면에 있는 이마앞엽과 이마엽이다. 사람이 자신을 미래에 투영할 때 사용하는 부분이다. 이 영역 덕분에 우리는 자신의 행동에 따른 장기적 결倖?예측할 수 있으며 마치 과거의 기억처럼 미래의 모습을 생생하게 떠올릴 수 있다. 이 영역은 연속적인 정보를 순서대로 기억하는 능력, 작업 기억 등도 담당한다.

저자는 현대 도시인의 분노와 불안에 대한 현실적 문제부터 자유의지와 무의식에 대한 철학적 질문까지 마음에 대한 다양한 주제를 뇌과학으로 흥미롭게 풀어냈다.

김보영 기자 w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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